뷔페 잘 먹는 방법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많이 먹으려면 ‘뇌와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출장 때 하루 5끼는 기본이라는 레스토랑 컨설턴트 C씨는 “음식을 먹기 시작해 포만 호르몬이 혈액을 타고 뇌 시상하부에 도달해 ‘배부르다’는 신호를 전하기까지는 평균 15~20분이 소요된다”며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 전까지 생선회·랍스터·대게·소안심·양갈비 등 단가 높은 단백질류 위주로 2~3접시를 안정적으로 비워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했다.
단백질, 특히 따뜻한 구이·튀김류는 포만감이 늦게 오는 편.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높여 뇌에 즉각적인 ‘배부름’ 신호를 보내니 최대한 자제한다. 단가도 낮은 편이다. 회와 쌀밥이 결합된 초밥은 먹지 않거나 뒤로 미룬다. 밥·국수·디저트류는 가장 맛보고 싶은 시그니처 메뉴를 먹은 후로 배치한다.
뇌를 속이는 또 다른 기술로는 ‘감각적 리셋’이 있다. 우리 뇌는 같은 맛을 계속 보면 질려서 포만감을 느끼지만, 다른 맛이 들어오면 다시 식욕을 만들어낸다. 고기 요리를 먹다가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 피클·초절임 등 산미가 강한 음식이나 매콤한 음식을 한입 먹는다. 맛의 변주가 미각을 리셋해 다음 접시를 비울 힘을 준다. 레몬즙이나 식초가 들어간 음료를 소량 마시면 입안 기름기가 제거되고 감각이 리셋돼 압박감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귀찮다고 여러 종류의 음식을 큰 접시에 한꺼번에 담아오는 건 금물이다. 큰 접시에 가득 담으면 시각적 압박감 때문에 뇌가 먼저 배부름을 느낄 수 있다. 조금씩 담아 먹어야 심리적으로 훨씬 여유롭다. 또 자주 일어나 걸을 수밖에 없다. 가벼운 걸음은 위장관의 연동 운동을 자극하고 소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굶기는 ‘뷔페와의 전쟁’에서 최악의 전술이다. 위가 수축된 상태에서 갑자기 음식이 들어오면 금방 포만감을 느끼고 소화 불량이 오기 쉽다. 식사 3~4시간 전 가벼운 간식으로 위장에 ‘소화 시동’을 걸어두는 정도가 알맞다.
물은 위액을 희석해 소화를 방해하고 음식이 들어갈 공간을 차지한다. 식사 1시간 전 충분히 마시고, 식사 중에는 입을 축이는 정도로 자제한다. 탄산음료는 일시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위 속에 가스를 채워 배가 부르게 만든다. 페퍼민트·생강차 등 따뜻한 차나 물을 선택한다. 파인애플과 키위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풍부한 ‘천연 소화제’. 고기 요리를 먹을 때 중간중간 섭취해 주면, 포만감 완화와 소화에 도움이 된다.
[출처: 조선일보 2026.05.10.]